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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기계가 연주한 감동 – 오르골에서 윈터가탄의 Marble Machine까지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오늘은 Music Machine 오르골에서 자동피아노, 윈터가탄의 마블머신까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왜 기계가 만든 음악에 우리는 감동하는가?

여러분은 혹시 기계가 연주한 음악에 감동해본 적 있으신가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은 AI를 통해서도 작곡을 하니까요. 그런데 이 질문을 조금만 다르게 해볼게요.

"사람의 손이 직접 닿지 않은, 완전히 기계만으로 연주된 음악"을 들었을 때, 왜 우리는 거기서 감정을 느낄까요?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뮤직 머신(Music Machine)’, 즉 기계가 연주하는 음악의 역사와 진화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오르골처럼 작고 정적인 기계부터, 수천 개의 쇠구슬이 나무 기어를 타고 내려와 음악을 만들어내는 윈터가탄(Wintergatan)의 마블 머신까지, 이 기계들은 단순한 장치를 넘어서 음악에 대한 인간의 철학을 담고 있어요.

 

 

오르골, 기계가 감정을 연주하다

먼저 시간여행을 떠나볼까요?
18세기 후반, 유럽의 한 장인들은 시계 기술을 음악에 접목시켜 ‘오르골’이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금속 핀이 박힌 원통이 회전하면서 금속 빗살을 때리면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옵니다. 이 장치는 신기하게도 사람 없이 음악이 연주되는 첫 번째 경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지금이야 스피커에서 아무 음악이나 나오지만, 그 시절에는 이 오르골 하나로 귀족들은 마치 마법 같은 경험을 했죠. 그 안엔 리듬도 감정도 있었고, 누구도 직접 건반을 누르지 않았어요. 이걸 보면서 사람들은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내가 연주하지 않아도, 음악은 감동적일 수 있구나."

 

 

자동 피아노와 디스크 오르간,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서, 음악은 점점 더 복잡한 구조를 필요로 했고, 그걸 따라 기계도 진화하기 시작했어요. 19세기 말에는 자동 연주 피아노, 즉 플레이어 피아노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악보가 아니라 롤지(Piano Roll)라는 종이에 펀치된 구멍이 건반을 누르게 하는 원리예요. 여러분이 한 번쯤 영화에서 보셨을지도 몰라요.
혼자서 척척 연주하는 피아노가 나오고, 건반이 스스로 움직이죠. 그건 다 이 자동 기계 덕분이에요. 그리고 디스크 오르간도 있었어요. 금속 디스크에 음계 정보를 새겨 넣고, 회전하면서 소리를 냈죠. 이런 기계들 덕분에 음악은 더 이상 공연장에 가야만 들을 수 있는 게 아니게 되었어요. 기차역, 호텔, 심지어 작은 가정집에서도 음악이 흘러나올 수 있었던 거죠.

 

 

윈터가탄 마블 머신 – 기계가 예술이 되는 순간

이제 여러분을 스웨덴으로 데려가 볼게요. 2016년, 유튜브에 한 영상이 올라옵니다. 제목은 ‘Marble Machine’.
스웨덴의 뮤지션이자 발명가인 마틴 몰린(Martin Molin)이 만든 이 기계는 세상에 없던 악기였어요. 구슬이 2,000개 넘게 들어가 있고, 이 구슬들이 기어와 톱니, 나무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비브라폰, 베이스, 드럼을 자동으로 연주합니다. 놀라운 건 전기나 디지털 기술이 거의 쓰이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모든 게 순수하게 ‘기계적인 설계’로 이루어졌죠.

그리고 그 마블 머신이 연주한 대표곡, 바로 〈Marble Machine〉. 이 곡은 그냥 악기 연주가 아니라, 정교하게 조립된 기계의 아날로그적인 감정이에요. 리듬, 멜로디, 타격, 타이밍 – 모든 것이 구슬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정교함이 너무 아름다워서 수 억 명이 감동을 받았어요. 디지털로 연주하는 것과는 다른 아날로그 감성도 담고 있었죠. 마블 머신은 음악이 연주되는 게 아니라, 기계가 살아서 숨 쉬는 느낌이랄까요?

 

 

기계가 연주한 음악이 왜 감동적인가?

여기서 우리는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야 해요. 왜 기계가 만든 음악에 감동을 느낄까?

사실은, 기계가 감동을 주는 게 아니에요. 그 기계를 설계한 인간의 상상력과 의도가 음악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에요.
오르골의 단순한 반복, 플레이어 피아노의 정교한 음표, 마블 머신의 기계적 율동… 이 모든 건 결국,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느냐"를 보여주는 증거예요. 기계는 도구일 뿐이지만, 그 도구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려 했던 사람의 의지가 음악을 감동으로 바꾸는 거죠.

 

 

미래의 뮤직 머신, 어디로 갈까?

지금은 AI가 음악을 만들고, 로봇이 바이올린을 켜는 시대예요. 하지만 이 모든 흐름도 사실 오르골에서 시작된 거예요.

뮤지머신들과 같이 사람이 AI라는 도구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더 의지가 AI음악을 감동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기계가 음악을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예스"라고 답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AI 작곡을 논할 수 있는 거예요.

미래에는 어떤 뮤직 머신이 나올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기계가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기계를 만든 사람이 어떤 감정을 담았느냐일 겁니다.

 

 

마무리하며

오늘 우리는 작은 오르골부터 거대한 마블 머신까지, 기계가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감동을 전했는지를 함께 봤습니다.

사람이 만들었지만, 사람이 직접 연주하지 않은 음악. 그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사람의 흔적을 듣고 있어요.
그게 바로, 뮤직 머신의 진짜 감동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