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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음악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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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음악을 바꾼 기계들: 소리를 디자인하다. 필터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음악이 ‘말을 걸기’ 시작했을 때어느 날, 한 사람이 말했다. “왜 어떤 음악은 나한테 말을 거는 것 같고, 어떤 음악은 그냥 지나가는 소음처럼 들릴까?” 그 질문은 꽤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답을 찾은 건 꽤 우연한 순간이었다. 한 DJ의 라이브 셋을 듣던 중, 그는 단 한 번의 손놀림으로 전자음의 흐름을 끊었다. 음악이 숨을 멈춘 듯한 찰나, 관객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그 다음 순간, 미세하게 잘라낸 소리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향해 몸을 던졌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때 느꼈다. 이건 단순히 소리를 내는 기계가 아니라, 소리를 조각하는 기술이라는 걸. 그리고 그 중심에 ‘필터’라는 장치가 있었다.‘필터’라는 단..
[09] 음악을 바꾼 기계들: 아날로그 드럼 머신이 디지털 음악에 끼친 영향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디지털이 음악을 지배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멜로디가 완성되고, 버튼 하나로 수십 개의 트랙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는 시대. 음악은 더 빨라졌고, 더 정교해졌으며,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속도와 편리함의 끝에서 문득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왜 우리는 여전히 오래된 소리를 그리워할까?”놀랍게도 지금도 많은 프로듀서들이 1980년대의 드럼 머신, 예컨대 Roland TR-808, TR-909, LinnDrum, SP-1200의 사운드를 복제하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구식이라 불릴 법한 기계들. 그런데 그 사운드는 오늘날의 음악에서도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
[07] 음악을 바꾼 기계들: 무그, 장르를 바꾼 전자악기의 문화사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클래식부터 디스코, 록, 뉴에이지까지 - Moog 신디사이저는 음악 장르를 어떻게 바꿨을까? 대표 음악과 함께 전자악기의 문화사를 살펴 볼까요? 인간은 오랫동안 악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증명해 왔다. 피아노는 이성과 균형을, 기타는 분노와 열정을, 바이올린은 그리움과 유려함을 들려주었다. 악기는 몸의 연장선이었고, 감정은 손끝에서 울려 퍼졌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음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각을 마주한다. 누군가 전선을 만지자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소리에서 감정이 흘렀다. 그 순간, 음악은 물리적인 ‘연주’에서 벗어나 사우드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달했다. 그 중심에, 마치 SF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하나의 기계가 있었다. 수많은 노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