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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음악을 바꾼 기계들: 무그, 장르를 바꾼 전자악기의 문화사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클래식부터 디스코, 록, 뉴에이지까지 - Moog 신디사이저는 음악 장르를 어떻게 바꿨을까? 대표 음악과 함께 전자악기의 문화사를 살펴 볼까요? 인간은 오랫동안 악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증명해 왔다. 피아노는 이성과 균형을, 기타는 분노와 열정을, 바이올린은 그리움과 유려함을 들려주었다. 악기는 몸의 연장선이었고, 감정은 손끝에서 울려 퍼졌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음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각을 마주한다. 누군가 전선을 만지자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소리에서 감정이 흘렀다. 그 순간, 음악은 물리적인 ‘연주’에서 벗어나 사우드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달했다. 그 중심에, 마치 SF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하나의 기계가 있었다. 수많은 노브.. 더보기
[06] 음악을 바꾼 기계들: 무한한 소리의 창고,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의 매력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1920년대 초 러시아. 혁명과 전쟁으로 혼란스럽던 시절, 레프 테레민이라는 전자공학자가 전자기장을 측정하던 중,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손을 공중에 올려놓기만 해도 소리가 높아지고, 낮아졌던 것이다. 그렇게 우연히 발명된 것이 ‘테레민’이었다.이 악기에는 건반도 없고, 줄도 없다. 오직 공기와 손짓 사이의 거리가 소리를 만든다. 사람들은 이 낯선 소리를 처음 듣고 “귀신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레민은 단순히 기괴한 악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이 처음으로 손을 대지 않고 음악을 만든 순간이었다.우리가 지금 ‘전자 음악’이라 부르는 장르의 첫 출발점은, 그렇게 예측할 수 없는 실험과 의도치 않은 발명에서 비롯되었다. 신디사이저, 음악을 설계하는 첫 번.. 더보기
[05] 음악을 바꾼 기계들: 스트라토캐스터, 기타 한 대가 만든 문화 혁명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우리는 음악을 ‘사람이 만든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의 감정, 연주자의 손끝, 작곡가의 의도가 음악을 만든다고 믿는다. 하지만 어떤 악기들은 그 자체로 한 시대를 정의한다. 그 악기가 등장함으로써 음악이 바뀌고, 사람의 태도가 바뀌며, 문화가 혁명처럼 뒤집히기도 한다. 스트라토캐스터(Stratocaster). 이 기타는 단순한 나무와 전선의 조합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운드로 만든 선언이었고, 디자인으로 만든 철학이었으며, 청춘의 반항이 형태를 갖춘 물건이었다. 그리고 이 전설의 악기가 등장하기까지는 펜더(Fender)와 깁슨(Gibson)이라는 두 브랜드의 전쟁, 그리고 음악과 기술이 맞부딪힌 긴 여정이 있었다. 그런데 왜 어떤 악기들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더보기
[04] 음악을 바꾼 기계들: 일렉기타와 마셜 앰프의 만남, 락의 탄생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느낀다.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오래전 어느 날의 하늘을 그리워하거나, 혹은 눈을 감고 과거로 떠나는 여행을 떠올린다. 대부분의 음악은 그렇게, 감정의 흐름에 우리를 맡기게 만든다. 하지만 락은 다르다. 락은 감정이 아니다. 락은 선언이다. 락은 "이게 나야!"라고 외치는 절규이며, "세상이 나를 듣게 해줘!"라는 절박함의 파동이다. 락은 속삭이지 않는다.락은 고요를 거부한다. 락은 악수를 나누는 대신, 앰프의 다이얼을 올리고, 그 진동으로 존재를 증명한다. 그리고 그 존재감은 놀랍게도 어떤 천재 작곡가도, 위대한 성악가도 아닌, 두 개의 기계가 만들어냈다. 하나는 전기를 통해 감정을 전달한 일렉기타. 다른 하나는 그 감정을 찢.. 더보기
[03] 음악을 바꾼 기계들: 라디오의 등장이 대중음악을 만들다 - 20세기 대중문화의 주역, 라디오 음악의 시대 안녕하세요. 음악을 좋아하는 Vibe입니다. 지금 우리는 음악을 휴대폰으로 듣고, 좋아요를 누르며, 알고리즘이 골라주는 노래를 소비합니다. 하지만 단 한 세대 전만 해도, 음악은 전파를 타고 흘러왔습니다.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에 라디오 앞에 앉아야만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DJ의 말 한마디가 곡의 운명을 바꾸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른바 ‘라디오의 시대’. 그 시절 라디오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습니다. 가수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고, 음악을 특정 계층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으로 만들며, 음악 자체를 '스타'로 만든 미디어였습니다. 라디오는 20세기 대중문화의 실질적인 설계자였습니다. "The whole country was tied together by radio, we all ex.. 더보기
[02] 음악을 바꾼 기계들: 축음기가 음악에 미친 영향 - 기록된 소리가 장르를 낳다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음악 장르의 등장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기술 발전의 직접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음악 장르의 발전을 ‘문화적 흐름’이나 ‘예술가들의 창의성’으로 설명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음악을 담을 수 있는 ‘그릇’, 즉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로 인하여 인류는 처음으로 '소리'를 저장하게 되었다. 이 작은 기계는 단지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음악 장르들을 탄생시키고, 퍼뜨리고, 산업화하는 기반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블루스, 재즈, 컨트리, 가스펠, 탱고 같은 음악들은 어쩌면 축음기가 없었다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축음기 이전 – 소리의 운명은 .. 더보기
[01] 음악을 바꾼 기계들: 음악 감상의 시작, 축음기(phonograph)가 세상에 미친 영향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만약 지금 당신이 듣고 있는 음악이, 사실은 150년 전의 ‘기계적 충격’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요? 음악을 듣는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최근에서야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불과 19세기까지만 해도 음악은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것’이었거든요. 누군가 피아노를 치거나, 바이올린을 켜줘야만 음악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남자가 소리를 기계에 새겨 넣고 그것을 다시 재생해버립니다. 이 한 번의 발명으로 인류는 음악을 ‘경험’이 아닌 ‘소유’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고, 동시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이어폰을 끼고 음악에 빠질 수 있는 것도, 무드에 따라 유튜브 알고리즘이 음악을 골.. 더보기
[서문] 음악을 바꾼 기계들: 기술이 감성을 담는 순간 안녕하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Vibe입니다. 어떤 문명도 예술 없이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예술 중에서도 ‘소리’는 가장 본능적이면서도, 가장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영역입니다. 고대 부족들이 동물의 뼈로 만든 피리를 불고, 르네상스 시대의 장인이 비올라 다 감바를 완성했을 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인간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존재가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고, 전달하고, 재현하려는 욕망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음악은 언제나 감성과 기술 사이에 있었습니다. 축음기, 라디오, 신디사이저, 드럼머신, 그리고 이제는 인공지능. 이 장비들은 단순히 음향을 다루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 더 멀리, 더 다양하게 퍼져나가도록 돕는 ‘문명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시리즈는 그 도구들.. 더보기